안전신문고 신고 1,200만 건, 칭찬 창구는 0개입니다 — 신고는 넘치는데 칭찬은 왜 없을까

카매너 · 2026. 9. 6. · 블로그 홈

지난 몇 년 사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신고하기 쉬운 나라가 됐습니다. 안전신문고 신고는 4년 만에 6.6배 늘었습니다. 시민 참여로 도로를 바꾼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대성공입니다. 다만 그 참여는 한쪽 방향으로만 열려 있습니다. 잘못을 알릴 통로는 여럿인데, 잘한 것을 알릴 통로는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신고는 얼마나 늘었나요?

2020년 약 188만 9천 건에서 2024년 약 1,243만 건으로 늘었습니다. 행정안전통계연보 기준 6.6배입니다.

이 폭발적인 증가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불법주정차 신고 절차 자체는 불법주정차 안전신문고 신고 방법에 정리해 뒀습니다. 필요한 제도이고,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요?

참여의 방향이 하나뿐이라는 점입니다.

지금 도로에서 시민이 할 수 있는 참여를 나열해 보면 이렇습니다.

세 번째 줄이 비어 있는 것이 이 글의 주제입니다. 하루에 스무 번 양보를 받아도 그 스무 번은 아무 데도 기록되지 않고, 한 번의 칼치기만 영상으로 남아 커뮤니티에 올라갑니다. 그러면 도로에 대한 집단 기억이 나쁜 쪽으로만 축적됩니다.

감시 피로란 무엇인가요?

감시 피로란 서로를 잠재적 신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생기는 긴장 상태를 말합니다.

신고 채널이 촘촘해지면 도로의 규범은 지켜집니다. 대신 관계가 달라집니다. 옆 차선의 차가 같이 가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찍고 있을지 모르는 사람이 됩니다. 실제로 나타나는 부작용은 이런 것들입니다.

  1. 보복성 신고 — 위험 제거가 아니라 감정 해소가 목적인 신고
  2. 갈등의 격화 — 신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사자 간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
  3. 처리 부담 — 신고량이 늘면 처리 속도와 정확도가 함께 흔들립니다
  4. 냉소 — "어차피 다들 서로 찍는 사이"라는 인식이 배려의 동기를 깎습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신고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위반은 계속 걸러져야 합니다. 문제는 신고만 있는 상태, 즉 균형이 없는 상태입니다.

처벌만으로 운전 습관이 바뀌나요?

바뀌긴 하지만, 단속이 닿는 곳에서만 바뀝니다.

경찰청 집계로 2025년 교통사고는 193,889건으로 전년보다 1.3% 줄었고 부상자도 2.4%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사망자는 2,549명으로 1.1% 늘었습니다. 단속과 법규는 계속 강화되는데 가장 무거운 결과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유는 처벌의 작동 방식에 있습니다. 과태료 고지서를 받은 운전자가 배우는 것은 "그 지점에서 속도를 줄이자"이지 "안전하게 운전하자"가 아닙니다. 카메라 앞에서만 브레이크를 밟고 지나면 다시 밟는 운전이 그래서 만들어집니다.

왜 단속만으로 부족한지는 안전운전 유도, 단속만으로 안 되는 이유에서 데이터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긍정 피드백이 행동을 바꾼다는 근거가 있나요?

있습니다. 처벌보다 행동을 지속시키는 힘이 크다는 것은 오래된 결론입니다.

차이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보험업계는 이 원리를 상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운전 데이터로 안전운전 점수를 매기고 점수가 높으면 보험료를 깎아 주는 방식입니다. 벌이 아니라 상을 붙였더니 사고가 줄었다는 보고가 이어집니다. 칭찬이 운전 습관에 작용하는 심리적 경로는 칭찬이 운전 습관을 바꾸는 이유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왜 칭찬 창구는 아직 없었을까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였습니다. 칭찬은 신고보다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참고로 해외에서는 이 문제를 차량에 전화번호를 붙이는 방식으로 풀었습니다. 그 제도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냈는지는 How's My Driving 스티커, 정말 사고를 줄였을까에, 기사님께 고마움을 전하는 현실적인 경로는 택시·버스·배달 기사님께 고맙다고 전하는 법에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카매너는 시민이 직접 안전운전을 평가하고 기록하는 참여형 플랫폼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고마웠던 차의 번호를 넣고 준비된 칭찬 키워드를 고르면 끝나고, 차주는 자기 번호를 검색해 받은 칭찬을 확인합니다. 조회는 로그인 없이 무료입니다. 자유 서술 입력창이 없어서 비난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신고 창구는 이미 충분하니, 비어 있는 칸만 채우는 것이 맞다고 봤습니다.

정리하면

운전 문화를 무엇으로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전체 논의는 안전운전 문화 평가에 모아 뒀습니다.

오늘 신고할 일은 없었는데 고마운 차는 두세 대 있었다면, 그쪽도 남길 곳이 있어야 합니다.
카매너는 번호판으로 안전운전을 칭찬하고 확인하는 서비스입니다. 조회는 로그인 없이 무료입니다.
번호판으로 칭찬 남기기 👍

근거: 행정안전부 행정안전통계연보(안전신문고 신고 건수), 경찰청 2025년 교통사고 통계. 신고 건수는 교통 분야 외 전체 안전신고를 포함한 수치이며, 집계 기준과 발표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종 수치는 행정안전부 및 안전신문고 공식 자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